자동화가 잘 돌아가는지는 쉬는 날에 드러납니다
자동화를 만들면 보통 바쁜 날을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일이 몰릴 때 시간을 얼마나 아껴 줬는지 봅니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에 하루를 통째로 쉬어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녁에 예약해 둔 글 한 편이 예정대로 나갔고, 밤새 걸어둔 영상과 이미지 작업도 사람 손 없이 끝나 있었습니다. 제가 한 일은 없었습니다.
자동화의 실력은 바쁜 날이 아니라 쉬는 날에 드러납니다.

바쁜 날의 평가가 착시인 이유
바쁜 날에는 제가 옆에 있습니다. 그래서 자동화가 반쯤만 작동해도 티가 나지 않습니다. 알림이 안 오면 제가 직접 들여다보고, 중간에 멈추면 제가 다시 돌립니다. 결과물이 나오긴 나오니까 "잘 돌아간다"고 기록됩니다.
사람이 옆에 붙어 있어야 굴러가는 것은 자동화가 아니라 반자동입니다. 둘은 바쁜 날에 구분되지 않습니다. 구분되는 날은 아무도 안 보는 날입니다.
쉬는 날에 확인할 세 가지
하루를 손대지 않고 보낸 뒤, 다음 날 아침에 세 가지만 봅니다.
1. 결과물이 나왔는가. 예약한 시각에 실제로 무언가 만들어졌는지 봅니다. 실행 기록이 아니라 결과물 기준입니다. "작업이 시작됨"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2. 실패했다면 내가 그것을 알았는가. 더 중요한 것이 이쪽입니다. 실패는 언제든 납니다. 문제는 실패한 줄 모르고 이틀이 지나는 것입니다. 쉬는 날에 실패가 났는데 아무 연락이 없었다면, 그 자동화는 성공할 때만 작동하는 셈입니다.
3. 돌아와서 치울 일이 남았는가. 이게 가장 자주 걸립니다. 결과물은 나왔는데 파일 이름을 고쳐야 하거나, 중복으로 두 번 돌아 하나를 지워야 하거나, 어디까지 됐는지 확인하는 데 30분이 걸린다면 — 쉰 시간만큼 일이 뒤로 밀린 것입니다. 뒤처리를 만드는 자동화는 쉼을 앞당겨 쓴 것입니다.
셋 중 하나라도 걸리면 고칠 곳이 정해집니다. 1번은 실행 조건, 2번은 알림, 3번은 마무리 단계입니다.
시험할 날을 고르는 법
아무 날이나 쉰다고 시험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날 실제로 걸려 있는 일이 있어야 합니다. 예약해 둔 작업이 하나도 없는 날에 쉬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것이 당연하고, 그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험일은 이렇게 고릅니다. 먼저 예약 작업이 한두 개 걸려 있는 요일을 봅니다. 그다음 그중에서 늦어도 크게 곤란하지 않은 일이 도는 날을 고릅니다. 글쓰기나 정리처럼 하루 늦게 나가도 되는 일이면 충분합니다. 결제나 발송처럼 밀리면 사고가 되는 일이 도는 날은 첫 시험일로 두지 않습니다.
처음 해보면 대개 한 군데는 걸립니다. 그게 정상이고, 그 한 군데가 지금 고쳐야 할 곳입니다. 다음 달에 같은 시험을 다시 하면 그 자리가 지나갔는지 바로 보입니다.
죄책감 없이 쉬기 위한 기준
혼자 일하면 쉬는 날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오늘 아무것도 안 했다는 사실이 계속 걸립니다.
자동화의 값어치는 속도가 아니라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쉬는 날에도 결과물이 끊기지 않으면, 쉬는 일이 죄책감 없는 일이 됩니다. 하루가 통째로 비어도 그날 나갈 것은 나가 있습니다.
그러려면 쉬는 날의 행동도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이 기준을 통과하려면 먼저 되어 있어야 할 것
쉬는 날 시험은 마지막 관문에 가깝습니다. 그 앞에 세 가지가 먼저 서 있어야 합니다.
이 셋이 서 있으면 쉬는 날 시험은 대부분 통과합니다. 서 있지 않으면 쉬는 날마다 같은 자리에서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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