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일정 관리할 때 먼저 할 일 — 달력에 적힌 시간과 실제 하루가 다른 곳부터 알려 주세요
AI에게 달력과 할 일 목록을 보여 주고 "오늘 하루 짜 줘"라고 하면, 몇 초 만에 그럴듯한 시간표가 나옵니다. 문제는 AI가 달력에 적힌 것을 사실로 믿는다는 점입니다. 저장된 시간이 실제와 다르면, 계획도 처음부터 틀린 채로 시작합니다.
저는 스튜디오 대여와 본식 스냅 촬영, 명상 플랫폼과 온라인 서비스 운영을 혼자 꾸리고 있습니다. 7월부터는 AI 비서에게 매일 아침 일정을 정리하게 하고 있습니다. 해 보니 계획을 잘 짜게 만드는 것보다 먼저 할 일이 있었습니다. 내 달력이 실제 하루와 어디서 다른지 AI에게 알려 주는 것, 그리고 계획을 사람이 지킬 수 있는 크기로 받는 것입니다.
이 글은 AI에게 일정 관리를 맡겨 보려는 1인 사업자와 프리랜서를 위해 썼습니다. 제 달력에서 실제로 어긋났던 경우와, 그 뒤로 AI에게 준 규칙을 정리했습니다.

"토요일 오후가 비어 있네요"
AI 비서를 처음 시험한 날이었습니다. AI는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가 비어 있다며 그 시간에 일을 넣자고 했습니다.
그날은 외부 교육이 하루 종일 있는 날이었습니다. 실제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는데, 달력에는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1시간짜리로 적혀 있었습니다.
원인은 제 습관입니다. 저는 일정을 만들 때 기본값인 1시간을 그대로 두고, 실제 범위는 제목에 적거나 머릿속에 둡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닐 겁니다. 내 달력은 나만 보니까요. 사람 비서라면 "교육이 1시간일 리 없다"고 먼저 물어봤겠지만, AI는 저장된 숫자를 그대로 읽습니다.
달력이 실제 하루와 다른 네 가지
제 달력을 놓고 AI와 함께 하나씩 짚어 보니, 어긋나는 경우는 네 가지로 모였습니다.
1. 1시간으로 저장된 긴 일정
교육, 전시, 박람회, 촬영처럼 보통 반나절 이상 걸리는 일이 1시간짜리로 저장돼 있는 경우입니다. 제목에 "10시-1시"처럼 시간 범위를 적어 두고 저장은 1시간으로 해 둔 일정도 있었습니다.
AI에게 준 규칙은 이렇습니다. 제목에 적힌 시간 범위와 저장된 길이가 다르거나, 반나절 이상 걸리는 종류의 일이 1시간으로 저장돼 있으면, 계획을 세우기 전에 실제로 몇 시부터 몇 시까지인지 먼저 묻는다.
2. 내 일정이 아닌 예약
스튜디오를 대여하다 보니 제 달력에는 손님 예약이 함께 들어옵니다. "10시-1시 스페이스" 같은 제목입니다. 이건 손님이 제 공간을 쓰는 시간이지 제가 바쁜 시간이 아닙니다. 그 시간에 저는 오히려 비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AI는 달력에 있는 일정을 전부 내 시간으로 계산합니다. 그래서 대여 예약으로 들어온 일정은 바쁜 시간에서 빼고, 참고로만 표시하라고 정해 두었습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예약을 달력으로 받는 분이라면 같은 일이 생깁니다.

3. 적힌 시각보다 훨씬 먼저 움직여야 하는 일정
본식 스냅 촬영이 대표적입니다. 달력에 예식 시각이 적혀 있어도, 촬영은 예식 1시간 30분 전부터 시작합니다. 저는 예식 2시간 전에 현장에 도착하도록 잡고, 이동이 평균 1시간쯤 걸리니 적힌 시각보다 3시간 먼저 출발합니다. 오후 1시 예식이면 오전 10시에 나서야 합니다.
AI가 이걸 모르면 그날 오전에 집중해야 하는 일을 넣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식장·웨딩홀 이름이 들어간 일정은 적힌 시각 3시간 전 출발로 계산하게 했습니다. 본식 당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본식 스냅, 문의부터 사진 받기까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4. 시간을 차지하지 않는 알림
"○○ 기간 한정 무료"처럼 놓치지 않으려고 달력에 적어 둔 메모도 있습니다. 이건 1시간을 차지하는 일정이 아니라 그날 한 번 떠올리면 되는 알림입니다. AI에게는 그날 계획에 '잊지 마세요' 한 줄로만 적으라고 했습니다.
규칙은 하나로 모입니다 — 애매하면 계획 전에 묻기
네 가지를 정리하고 나니 규칙은 결국 하나였습니다. 달력을 사실에 맞추는 것이 먼저고, 계획은 그다음이다.
그래서 AI 비서는 아침마다 계획을 세우기 전에 의심스러운 일정이 있으면 먼저 물어봅니다. 답을 받으면 그 일정을 실제 시간으로 고쳐 둡니다. 한 번 고친 일정은 다음에 다시 묻지 않아도 됩니다. 달력이 조금씩 실제 하루에 가까워집니다.
미룬 일도 같은 원리로 다룹니다. 처음에는 밀린 할 일을 매일 아침 자동으로 오늘에 다시 배정하는 기능을 썼습니다. 8월 전시를 앞두고 준비가 급하던 7월에, 전시가 끝난 뒤에 해도 되는 온라인 클래스 준비가 계속 '오늘 할 일'로 다시 올라왔습니다. 그 기능은 껐고(자동화를 끄면서 배운 것), 지금은 미루기로 한 일은 날짜를 아예 목표일로 옮겨 두고 시간 칸은 비웁니다. 그래야 다음 날 아침에 다시 끌려오지 않습니다.
AI가 모르는 것을 지어내지 않고 먼저 묻게 하는 방법은 블로그 글쓰기에서도 똑같이 통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AI 블로그 글쓰기, 질문부터 받는 법에 따로 썼습니다.
시간표를 촘촘하게 짤수록 지키지 못했습니다
달력을 바로잡은 다음에 부딪힌 문제는 계획의 크기였습니다.
8월과 9월에는 AI와 함께 하루를 10분에서 30분 단위로 나눈 시간표를 썼습니다. 평일에는 알림이 27개 왔고, 아침 브리핑에도 시간대별 표가 들어 있었습니다. 표는 빈틈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9월 마지막 날 제가 한 말은 이랬습니다.
“시간을 촘촘하게 한다고 해서 내가 지키지를 못하네.”
시간표는 AI가 만드는 데 1초면 되지만, 지키는 건 사람입니다. AI는 블록을 몇 개든 만들 수 있으니, 크기를 정하는 쪽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날 바꾼 것은 세 가지입니다.
할 일을 2개로 제한하면 처음에는 너무 적어 보입니다. 하지만 1인 사업자의 하루에는 예약 문의, 촬영 준비, 갑자기 생기는 일이 늘 끼어듭니다. 그 자리를 비워 둔 계획이어야 끝까지 갑니다.
그대로 붙여 쓸 수 있는 지시문
AI 비서에게 달력과 할 일 목록을 보여 줄 때, 저는 대략 이런 말을 함께 줍니다. ○○ 자리는 자기 일에 맞게 바꿔 쓰시면 됩니다.
“내 달력과 할 일 목록을 보고 오늘 계획을 짜 줘. 계획 전에 먼저 확인해. 첫째, 제목에 적힌 시간 범위와 저장된 길이가 다르거나 교육·행사·촬영처럼 오래 걸리는 일이 1시간짜리로 저장돼 있으면 실제로 몇 시부터 몇 시까지인지 나에게 물어봐. 둘째, ○○ 예약처럼 손님이 내 공간이나 서비스를 쓰는 예약은 내 바쁜 시간으로 계산하지 마. 셋째, ○○ 일정은 적힌 시각보다 ○시간 먼저 출발하는 것으로 계산해. 넷째, 알림용 메모는 시간을 차지하지 않는 '잊지 마세요' 한 줄로 적어. 계획은 분 단위 시간표로 주지 말고, 오늘 꼭 할 일 1개와 가벼운 일 1개, 실제 약속, 나에게 물어볼 질문 1개로만 줘.”
처음에는 질문이 많아 보일 수 있습니다. 답한 내용을 그때그때 달력에 고쳐 두면, 같은 일정으로 같은 질문을 다시 받을 일은 없습니다.
정리
보통리가 만드는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