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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SNS 글 쓸 때, 블로그 글을 요약시키면 설명서가 됩니다 — 사람이 먼저 정할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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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인스타그램이나 스레드 글을 맡기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이미 써 둔 블로그 글을 줄여 옮기는 것입니다. 글감을 새로 찾을 필요가 없고, 내용도 이미 확인한 것이니 편합니다. AI도 이 일은 아주 잘합니다. 긴 글을 다섯 문장으로 줄이고, 줄을 바꾸고, 마지막에 한 줄 정리까지 붙여 줍니다.

저는 스튜디오 대여와 본식 스냅 촬영, 명상 플랫폼과 온라인 서비스를 혼자 꾸리면서 올해 8월부터 SNS 글 초안을 AI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9월에 블로그 글 두 편을 이렇게 줄여서 인스타그램에 올렸습니다. 본식 스냅을 예약하고 사진을 받기까지의 절차, 그리고 스튜디오 대여와 촬영 예약이 어떻게 다른지를 정리한 글이었습니다. 올라간 글을 다시 읽어 보고 제가 한 말은 이랬습니다. "재미가 하나도 없는 것 같아."

내용은 틀린 데가 없었습니다. 읽을 이유가 없었을 뿐입니다. 이 글은 AI에게 SNS 글을 맡기려는 1인 사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그 뒤로 제가 바꾼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요약하면 AI에게 맡길 것은 문장이고, 사람이 쥐고 있어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무엇을 쓸지, 어떤 말투로 쓸지, 어디에 언제 올릴지.

책상 위에 화면이 꺼진 휴대폰과 흐린 줄이 그어진 종이 몇 장, 연필과 찻잔이 놓인 그림 — AI로 만든 이미지
책상 위에 화면이 꺼진 휴대폰과 흐린 줄이 그어진 종이 몇 장, 연필과 찻잔이 놓인 그림 — AI로 만든 이미지

블로그 요약이 설명서가 되는 이유

블로그와 SNS는 읽는 사람이 들어오는 길이 다릅니다. 블로그는 "본식 스냅 예약 절차"처럼 무언가를 검색해서 찾아온 사람이 읽습니다. 이미 궁금한 것이 있으니 잘 정리된 정보가 반갑습니다. SNS는 아무것도 찾지 않던 사람이 스크롤하다 멈추는 곳입니다. 멈추게 하는 것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어, 이거 내 얘기네" 하는 순간입니다.

정보를 정리한 글을 줄이면 정보는 남고 읽을 이유는 빠집니다. 그래서 설명서가 됩니다. 게다가 우리 가게의 예약 절차나 규정은 이미 문의하기로 마음먹은 몇 사람에게만 쓸모가 있습니다. 아직 우리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남의 가게 안내문입니다.

그래서 기본 방식을 바꿨습니다. 블로그 글을 요약해 옮기는 것은 기본으로 하지 않고, SNS 글은 그 주에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제가 실제로 내린 판단에서 출발합니다.

쓰기 전에 한 줄 — 유익인가, 재미인가, 공감인가

"재미가 없다"는 말 뒤에 정한 기준은 이것입니다. 유익하거나, 재미있거나, 공감되거나. 셋 중 하나는 확실해야 올린다. 셋을 조금씩 다 건드리는 글이 아니라 하나를 분명하게 하는 글이어야 합니다.

  • 유익 — 읽는 사람 기준입니다. 우리 가게에서만 쓸 수 있는 정보가 아니라, 다른 곳을 고를 때도 써먹을 수 있는 판단 기준이어야 합니다. 저는 촬영 견적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기준을 전부 공개한 적이 있는데, 이건 우리에게 올 사람이 아니어도 다른 작가의 견적을 비교할 때 쓸 수 있습니다.
  • 재미 — 사건입니다. 실제로 벌어진 일, 예상과 다른 결과, 솔직한 감정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 공감 — 다들 겪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던 지점입니다. 제가 사진을 찍게 된 이유가 그랬습니다. 사진 찍히는 걸 좋아했는데, 찍고 나면 늘 아쉬웠습니다. 구도는 완벽한데 정작 제가 예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올렸을 때는 다른 분들이 댓글을 남겨 주셨습니다.
  • 호텔 홀에서 버진로드를 따라 조명이 깔린 가운데 마주 선 두 사람
    호텔 홀에서 버진로드를 따라 조명이 깔린 가운데 마주 선 두 사람

    AI에게 글을 부탁하기 전에 이 한 줄을 먼저 적습니다. "이 글은 ___(유익·재미·공감)이고, 읽을 사람은 ___이다." 이 칸이 채워지지 않으면 그날은 올리지 않습니다. 매일 올리는 것보다 올린 글마다 이유가 있는 쪽을 택했습니다.

    생각만 주면 AI는 어디서 본 문장으로 채웁니다

    "부족함이 오히려 방향을 알려 준다" 같은 생각 한 줄을 주고 글을 부탁하면, AI는 매끈한 글을 금방 써 줍니다. 그런데 그 문장들은 검색하면 이미 어딘가에 있는 문장입니다. 생각만 있고 사건이 없으면 AI는 빈자리를 누구나 할 법한 이야기로 채웁니다. 제 경우에도 생각 두 줄만 넘겼던 글은 그렇게 나와서 다시 고쳐야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과 함께 실제로 있었던 일 하나를 같이 줍니다. 누구와 어떤 대화를 했는지, 그날 무엇을 봤는지. 그게 없으면 AI가 먼저 묻게 합니다. 블로그 글도 같은 방식이라 AI 블로그 글쓰기, 경험을 지어내지 않게 하려면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AI 문장에서 지우는 다섯 가지

    처음 SNS 초안은 유머와 위트, 말장난을 기본으로 쓰게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고친 기준은 이렇습니다. 확인된 사실과 제 판단을 담백하게. 위트는 실제 상황이나 제가 직접 한 말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때만. 그리고 아래 다섯 가지는 처음부터 쓰지 말라고 일러 둡니다.

  • 감성 광고 문구 — "당신의 소중한 순간을 빛나게" 같은 문장입니다. 글쓴이 이름을 지워도 똑같이 읽히는 문장은 뺍니다.
  • 의인화 말장난 — "카메라도 설레는 날" 같은 표현입니다. 한 번은 귀여워도 매번 나오면 AI가 쓴 티가 납니다.
  • 교훈으로 끝내기 — 마지막 줄에 "결국 중요한 건 마음입니다"를 붙이는 습관입니다. 읽는 사람이 스스로 느낄 몫을 가져가 버립니다.
  • 업무 보고체 — "~를 진행하였으며 ~를 완료하였습니다" 같은 말투입니다. 회사 소식지처럼 읽힙니다.
  • 매번 같은 홍보 문구 — 모든 글 끝에 "문의는 프로필 링크로"를 붙이는 것입니다. 같은 마무리가 반복되면 글 전체가 광고로 읽힙니다.
  • AI는 이런 문장을 잘 쓰기 때문에 시키지 않아도 자주 씁니다. 그래서 지시문에 금지 목록으로 넣어 둡니다.

    말투 규칙은 한 가지로

    스레드에서는 한동안 혼잣말 부분은 "~함, ~임"으로, 읽는 분께 건네는 말만 존댓말로 섞어 쓰는 규칙을 썼습니다. 올라간 글을 보니 말투가 너무 어색했습니다. 그래서 "스레드도 그냥 친절하게 쓰자"고 정했고, 지금은 처음부터 끝까지 존댓말로 씁니다.

    여기서 친절하다는 것은 설명을 늘리거나 감탄을 붙이는 게 아닙니다. 차분히 말을 건네는 존댓말입니다. 두 말투를 상황에 따라 섞으라는 규칙은 AI가 문장마다 어느 쪽을 쓸지 고르게 만들고, 그 경계에서 어색함이 생깁니다. 말투는 한 가지로 정해 주는 편이 낫습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제가 직접 고친 문장은 AI가 다시 다듬지 않게 합니다. AI는 맞춤법을 고치다가 문장을 다시 매끈하게 되돌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금 거칠어도 제가 고친 표현이 제 목소리입니다.

    AI는 위험해 보이는 것부터 뺍니다

    AI로 요가 영상을 만들다 보면 몸을 접거나 다리를 겹치는 동작에서 사람 형태가 무너지는 실패 컷이 나옵니다. 9월 초에 이 실패 컷을 모아 SNS에 올리기로 하고, 제가 고른 컷 여섯 개를 AI에게 넘겼습니다. AI는 그중 두 개를 플랫폼 규정에 걸릴 수 있다며 빼 두었습니다. 그런데 그 두 개가 제일 이상한, 그러니까 제일 재미있는 컷이었습니다. 실패 컷은 이상할수록 재미있습니다. 제가 고른 것은 다 쓰라고 다시 말했습니다.

    AI는 위험해 보이는 것을 먼저 줄입니다. 그 판단이 맞을 때도 많지만, 재미는 대개 그 경계 근처에 있습니다. 걱정되는 부분은 한 번 알려 주게 하되, 빼는 결정은 사람이 합니다.

    올릴 곳과 게시 버튼은 사람이 쥡니다

    9월 말, 개인 인스타그램에는 사업 글의 비중을 줄이고 제 일상과 경험 이야기를 섞기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AI는 '줄이자'를 '올리지 말자'로 읽었습니다. 한 달 넘게 글이 스레드에만 올라가고 인스타그램은 거의 비어 있었습니다. 제가 "왜 요즘 스레드만 올리냐"고 두 번 물은 뒤에야 바로잡혔습니다.

    그 뒤로 정한 규칙은 두 가지입니다.

  • 기본값을 분명하게 적습니다. "모든 글은 스레드와 인스타그램에 함께 낸다."
  • 무언가를 빼고 싶으면 AI가 이유를 적고 먼저 묻게 합니다. '줄여라', '덜 해라' 같은 말은 '하지 마라'로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줄이고 싶을 때는 "일주일에 사업 글은 한 편까지"처럼 숫자로 말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게시는 이렇게 나눠서 합니다.

  • AI가 후보 세 개를 먼저 보여 줍니다. 후보마다 유익·재미·공감 중 무엇인지 한 줄이 붙어 있습니다.
  • 제가 하나를 고르면 그때 채널별 완성안을 씁니다.
  • 완성안을 보고 승인하면, 올라갈 모습 그대로의 미리보기를 한 번 더 봅니다.
  • 미리보기를 보고 "올려"라고 한 뒤에만 예약됩니다.
  • 단계가 많아 보이지만 제가 하는 일은 고르기와 확인뿐입니다. 하나 덧붙이면, 제가 시킨 수정 때문에 승인을 처음부터 다시 받는 일은 없게 했습니다. 다시 확인이 필요한 것은 AI가 제가 보지 못한 곳을 바꿨을 때뿐입니다.

    반응은 같은 날수끼리 비교합니다

    어떤 글이 반응이 좋았는지 AI에게 정리를 부탁할 때도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반응이 올린 직후에 몰리고 조회는 그 뒤로도 계속 늘어서, 같은 글도 시간이 지나면 참여율이 내려갑니다. 제 글 하나도 올린 다음 날과 닷새째의 참여율이 꽤 차이 났습니다.

    그래서 올린 지 2주 된 글과 하루 된 글을 나란히 놓고 "이런 글이 반응이 좋다"고 결론 내리면 틀리기 쉽습니다. 비교는 하루째는 하루째끼리, 일주일째는 일주일째끼리 합니다. AI에게 분석을 맡길 때도 이 조건을 먼저 적어 줍니다.

    그대로 붙여 쓸 수 있는 지시문

    AI에게 SNS 글을 부탁할 때 저는 대략 이런 말을 함께 줍니다. ○○ 자리는 자기 일에 맞게 바꿔 쓰시면 됩니다.

    “블로그 글을 요약하지 말고, 아래 있었던 일에서 출발해 SNS 글을 써 줘. 있었던 일: ○○. 쓰기 전에 이 글이 유익·재미·공감 중 무엇인지, 읽을 사람이 누구인지 한 줄로 먼저 적어. 셋 중 어느 것도 아니면 쓰지 말고 그렇다고 말해. 말투는 처음부터 끝까지 친절한 존댓말로 하고, 감성 광고 문구, 의인화 말장난, 교훈으로 끝내는 문장, 업무 보고체, 매번 같은 홍보 문구는 쓰지 마. 내가 준 사실 말고는 경험이나 숫자를 지어내지 마. 내가 고친 문장은 다시 다듬지 마. ○○와 ○○ 두 채널 판을 함께 만들고, 어느 채널을 빼거나 무언가를 덜어 내고 싶으면 이유를 적고 먼저 물어봐. 초안은 후보로만 보여 주고, 올리는 건 내가 정한다.”

    정리

  • 블로그 글을 줄여 SNS에 옮기면 정보는 남고 읽을 이유는 빠져 설명서가 됩니다. SNS 글은 그 주에 실제로 있었던 일에서 출발합니다.
  • 쓰기 전에 유익·재미·공감 중 무엇인지, 누구에게인지 한 줄로 적습니다. 채워지지 않으면 그날은 올리지 않습니다.
  • AI 문장에서 감성 광고 문구, 의인화 말장난, 교훈으로 끝내기, 업무 보고체, 매번 같은 홍보 문구를 처음부터 빼 둡니다. 말투는 한 가지로 정합니다.
  • AI는 위험해 보이는 것을 먼저 빼고, '줄여라'를 '빼라'로 읽기 쉽습니다. 빼는 결정과 올릴 곳, 게시 버튼은 사람이 쥡니다.
  • 반응은 같은 날수끼리 비교합니다.
  • AI 초안을 내 글로 고치는 과정은 AI 초안을 내 글로 바꾸는 법에, 앞에서 말한 촬영 요금 계산 기준은 촬영 견적이 왜 전화를 해야만 나오는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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